미리 한 엄마 생일이지만 진짜 생일에 그냥 있을 수 없지.
종업식이라 저녁 회식이 있는데도 마다하고 집으로 와서 소박한 엄마 생일상 준비
마침 우리 부장이 훈제 오리 고기를 선물하여 생일상을 빛내 주었다.
딸이 할머니 영화 보실래 하며 예약하려는데 문제가 발생
엄마는 9시 반이면 주무시는 시간인데 써니를 개봉한 지가 한참이라서 아침과 저녁 하루 2회만 상영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9시 45분에. 자는 시간 놓치면 밤새 못잘까 걱정이라면서도 보고 싶으신가 보다.
딸은 벌써 보았다며 우리를 태워주고 다시 집에 태워 오는 수고까지.
엄마는 졸지도 않고 재미있게 잘도 보신다.
아내로 엄마로만 살다가 고등학교 때 칠공주의 의리짱 하춘하를 만나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의식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첫사랑의 오빠에게 전해 주지 못했던 초상화를 이제 중년이 되어 전해 주고 돌아오는 길에 첫사랑의 아픔을 안고 벤치에 앉아 있는 과거의 자신을 껴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