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느낌표

정원일의 즐거움

너울너울 2011. 3. 2. 19:53

 

 

 

 

이해인 수녀님의 책 속에 인용된 글이 있기에 한번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딸의 책꽂이에서 발견할 줄이야.

작년 겨울에 읽기 시작하여 올해까지  무려 2년간에 걸쳐 읽은 책

내가 알고 있던 헤세와는 사뭇 다른 정원을 가꾸며 스케치하고 수채화를 그리며 글을 쓰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결국은 언제나 영혼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말간 꽃눈이 나를 응시한다.

꽃을 꺾으려다 나는,

늙은 나는, 그냥 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 처음 핀 꽃 중에 -

 

겉보기에는 저렇듯 둔감하고 저주스러울 만큼 건강한, 돈과 기계에 매달리는 인간이 바보처럼 행복에 젖어 한 세대 가량을 흘려 보내고 나면, 그 다음에 아마 그들은 의사나 선생, 예술가, 마술사들을 찾아가 많은 돈을 주고 자신들을 다시 아름다움의 비밀로, 영혼의 비밀로 이끌어달라고 요청하게 될 것이네.(1928년)

 

요한나 아텐호퍼에게

 

땅과 식물을 상대로 일하는 것은 명상과 마찬가지로 영혼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쉬게 해주는 것입니다.

                                                                                          (1955년 가을)

 

"중요한 것이란 도대체 뭐지요?"

한스는 주저하듯이 물었다.

"소박함이란다."

노인을 짧고 확실하게 대답했다.

                       - '꿈의 집' 중에서 -'

 

'꿈의 집'에 나오는 아버지의 예술적 욕구를 채우기에 충분한 음악 바흐의 <악투스 트라기쿠스>와 모짜르트의 <아베 베룸 코름푸스>그리고 아들이 말한 케르비노의 아리아 <브와 셰 사페테>를 들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