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맛있게 먹었어요. 우리 고추 따러 갈까요? 언제요? 이번 주는 안 되고 다음 주 목요일에 가요.
그런데 휴가철에다 날은 왜 이리 더운지. 그래도 우린 용감하게 고추를 따러 언니네로 에고 권사님은 어제까지도 발목에 침을 맞고 왔단다. 서천이 고향이라는 권사님은 차창밖 풍경을 보면서 고추가 시들어 간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울타리콩 딸 때가 되었다고도 하며 한눈에 농사짓는 모습이 들어오나 보다.
저녁에 고추를 따고도 새벽같이 일어나 시골 공기 마시고 싶다며 빨리 나가서 일하잔다. 일하는 손이 나보다 두 배는 빠르다. 나를 기다리는 잠시 동안도 풀을 뜯고 있다.
언니집 울타리의 무궁화
백색 단심 무궁화
개망초 옆의 노란꽃
명숙이와 같이 심은 고추는 빠알갛게 익어가고 있다. 농약없이 고추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말이 무색하게 풀과 함께 잘 자라고 있다.
땅콩도 팥과 녹두도 잘 자라고
방울 토마토와 토마토도 잘 익어 가고
옥수수 알도 영글어가고
키 작은 나무의 포도도 영글어 가고 - 익기도 전에 닭들이 쪼아 먹는단다.
엄마 약 해 드린다고 키우는 흑염소도 잘 자라고
언니집 길 건너편 들판의 벼들도 이 여름이 지나 가을 햇살 아래 누렇게 익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한차례 비가 오더니 이 더위도 한풀 꺾이나 보다. 폭염으로 농작물의 피해를 본 농부들에게 더이상의 피해가 나지 않도록 때에 맞는 날씨가 이어지기를 빌어본다.
- 12. 08.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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